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광양의 숨은 매력 매화마을, 남도의 심장 백운산, 남도 옛길

by 골드트리 넘버원 2025. 4. 9.

광양은 남쪽 바다를 품은 전라남도에 위치한 도시이다. 관광지로 유명하진 않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연과 역사, 정취가 살아 숨 쉬는 보석 같은 장소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대부분은 이 도시를 포스코 광양제철소로 기억하지만  그 이미지 뒤에는 소박하고 고요한 풍경이 자리하고 있다. 봄이면 섬진강을 따라 피어나는 매화 향기 가득한 매화마을이 있고, 사계절이 각각의 색채로 살아 있는 백운산이 도시를 감싸며, 오래전 선비들이 걸었던 남도옛길이 여전히 사람들의 발자국을 기다리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낸 느림과 고요함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광양의 진짜 매력을 깊이 있게 살펴 보려고 한다.

광양 매화마을

- 섬진강 따라 피어나는 봄의 광양 매화마을

광양 매화마을은 봄철이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피어나는 곳으로 이곳은 섬진강을 따라 펼쳐진 순백의 매화 풍경이 절경을 이루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홍쌍리 매실농원으로 잘 알려진 이 마을은 50년 넘게 매화나무를 정성껏 가꿔온 홍쌍리 명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은 예술작품이다. 마을 입구에 다가서면 매화나무 수십만 그루가 뿜어내는 향기와 풍경으로 인해 국내 대표적인 봄꽃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광객의 발길이 잦은 매화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이 마을은 그 자체로 여유롭고 평화로운 여행지이다. 또한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라는 점이다. 이곳은 홍쌍리 명인이 수십 년 동안 일궈낸 매실농업의 중심지이자 매실 가공식품의 성지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마을 곳곳에서는 직접 만든 매실청, 매실장아찌, 매실고추장 등을 맛볼 수 있으며,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이야기가 담긴 체험이 가능한 곳 이기도 하다. 매화축제 기간 동안에는 마을 전체가 하나의 문화 공연장이 된다. 전통악기 공연, 마당극, 매실음식 시식 등 지역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이어지며, 단순한 꽃 구경 이상의 경험을 할수 있다. 축제가 끝난 이후에는 여백이 많은 조용한 마을로 돌아가 고요한 힐링의 시간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그 속에서 진짜 봄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매화 이외에도 마을 곳곳에는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풍성하다. 봄나물 캐기, 다도와 함께하는 명상 수업 등은 단기적인 여행을 깊이 있는 시간으로 바꿔준다. 도심 속 카페보다, 이곳에서 따뜻한 매실차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보는 섬진강의 풍경은 매우 감동적이다. 매화꽃이 핀 섬진강의 물빛은 잔잔하게 흐르고, 그 옆으로 고즈넉한 한옥과 담벼락이 이어지며 마치 오래된 수채화 한 장 속을 거니는 기분이 든다.

- 구름과 시간을 품은 남도의 심장 백운산

백운산은 광양이라는 도시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자연의 상징이다. 하얀 구름이 머무는 산이라는 이름처럼 백운산은 구름과 안개가 자주 머물며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이 산은 단순한 등산지라기 보다는 남도의 생태적 다양성과 역사적 서사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공간이라 할수 있다.

광양 시민들의 삶과 가장 가까운 자연, 그리고 이 도시의 진정한 숨결의 상징이다. 해발 1,218m의 고도를 자랑하는 이 산은 전남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생태 자원이며 동시에 역사적, 문화적 깊이를 함께 품고 있는 공간이다. 백운(白雲)이라는 이름처럼 산등성이마다 구름이 흘러다니고 안개는 능선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린다. 봄에는 연분홍빛 철쭉이 산길을 따라 피어나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진 숲 속에서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가을의 백운산은 단풍이 물들며 유화처럼 붉고 노란 색채로 물들고, 겨울이 되면 설경이 수묵화처럼 산 전체를 감싸기도 한다. 그 어느 계절에도 이 산은 제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산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자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오랜 세월을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통일신라 말기의 고승 도선국사가 수행하던 장소였다는 전설과 산 곳곳에 숨겨진 암자와 사찰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신앙이 깃든 성황당까지 산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믿음과 삶,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등산객뿐만 아니라 치유를 원하는 이들도 많이 찾는 백운산은 최근 들어 웰니스 힐링 공간으로서 재조명받고 있다. 숲 해설 프로그램, 명상과 요가 클래스, 그리고 자연 속 템플스테이 등은 사람들에게 단순한 여행 이상의 의미를 선보이고 있다. 백운산 자연휴양림에 머물며 새벽 산안개를 마주하고, 삼림욕을 즐기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그 어떤 고급 리조트의 스파보다 깊은 휴식을 준다.

무엇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바다와 섬진강이 어우러진 풍경은 백운산만의 독특한 매력을 완성시켜주며 고요하고 장엄한 자연 속에서 느끼는 성취감과 힐링을 선물해줄것이다.

- 사라지지 않은 시간이 걷는 남도 옛길

현대적인 도시의 이미지가 강한 광양이지만, 그 속에는 조용히 숨 쉬는 시간의 길이 존재한다. 섬진강변을 따라 펼쳐진 하나의 보석과 같은 시간을 걷는 길은 바로 광양의 옛길이다. 조선시대에는 이 길이 남도 지방과 경상도를 잇는 주요 통로였으며, 옛날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다녔고, 장사꾼들이 짐을 메고 지나다니던 생활의 길이었다. 이 길에는 여전히 과거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현재는 남도 옛길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 걷기 좋은 문화탐방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길은 광양 매화마을에서 백운산 자락까지 이어지며, 섬진강의 흐름과 함께 조선시대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길을 걷다 보면 벽돌이 아닌 흙과 돌로 쌓아올린 담, 백년 넘은 느티나무, 고즈넉한 장터의 흔적, 폐교된 초등학교 등이 나타난다. 이 모든 것이 이 도시의 과거이며 또한 현재이다. 광양읍성, 김시식 고택, 운암서원 등 역사적인 장소도 곳곳에 있어, 단순한 산책이 아닌 역사탐방의 의미를 더해준다.  김시식 고택은 그중 대표적인 장소이다. 조선 후기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이 고택은 여전히 누군가의 숨결이 살아 있는 듯한 곳이다. 광양향교, 운암서원 등 유교적 전통을 간직한 교육기관들도 이 길 위에 남아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유학과 학문의 중심지였으며 광양이 단순한 농촌이 아닌 지식의 공간이었음을 말해준다.

광양의 옛길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장소지만 그 속에는 도시가 성장해 온 과정과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다.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를 찾기보다 이런 골목과 길 위에서 진짜 광양을 만나보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이 길은 속도보다 깊이를 말하는 공간이다. 걷는 속도에 맞춰 주변을 더 자세히 보게 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까지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돌담 틈 사이로 핀 들꽃, 마을 우물가의 물그림자, 돌계단 위의 이끼조차도 특별한 풍경이 된다.

무엇보다 이 길은 단순히 ‘보는 여행’을 넘어 ‘느끼는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다. 유적지마다 지역 주민들의 해설이 곁들여지기도 하고, 지역 특산물이나 손수 만든 간식거리를 얻기도 하며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순간이 많은 곳이다. 현대적인 감각의 카페나 편의 시설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런 점이 이 길의 진짜 매력일지도 모른다. 전통과 자연, 그리고 사람 사이의 진솔한 소통이 가능한 장소, 남도 옛길은 더디게 흐르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그런 시간의 길 이다.

 

결론....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빠른 여행에 익숙해져 있었다. 짧은 일정 속 많은 것을 보고, 사진으로 기록하고, 미디어에 올리는 것이 여행의 전부처럼 여겨지던 시대, 하지만 진짜 여행은 마음을 비우고 시간을 채우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광양은 그런 여행이 가능한 도시이다. 눈으로 보기에 화려하지 않지만, 천천히 들여다보면 놀라운 풍경과 정서가 숨어 있는 곳이다. 매화마을의 고요한 아침, 백운산의 숲속 명상, 옛길 위에 남은 사람들의 삶.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감성을 깨운다.

무엇보다 이곳은 한국의 정서가 살아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계절의 변화, 전통의 숨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삶. 그런 장면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여행지이다. 더 이상 여행은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 오래된 길, 조용한 마을이 주는 감동이 있는 광양에서 여행을 시작 해 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