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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 : 편견과 시선, 가족의 사랑, 함께 성장하는 여정

by 골드트리 넘버원 2025. 6. 13.

영화 원더 어기 가족의 사랑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진짜 힘을 찾음

 

선천적 얼굴 기형을 가진 소년 어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영화 원더는 단순히 외모를 다룬 성장 드라마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은 사회 속에서의 다름이 때로는 얼마나 깊은 외로움을 동반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다름을 감싸 안는 가족의 사랑과 친구들과의 진실된 유대가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지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다름이라는 편견과 시선의 짐을 짊어진 어기의 내면, 묵묵히 곁을 지키는 가족의 사랑,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며 성숙해지는 공동체의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 원더, 다름의 무게 속에서 세상의 편견과 시선을 마주한 아이

어기는 태어날 때부터 희귀한 안면 기형을 안고 태어나 지금까지 27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의 독특한 외모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조심스럽게 만들었고 부모는 그런 어기를 보호하기 위해 홈스쿨링을 선택했다. 책과 장난감,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키워가던 어기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부모의 결정으로 정규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사회와의 단절을 끝내고 외부 세계로 나아가는 이 선택은 어기에게 큰 도전이자 두려움이었다. 학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의 축소판이며 거기서 다름은 곧 배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기는 낯선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일부 아이들은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다른 아이들은 피하거나 속삭인다. 그들의 행동이 악의적이진 않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본능적인 불편함과 두려움은 쉽게 누군가를 소외시킨다. 어기는 그런 시선을 피해 자신을 보호하고자 애쓴다. 늘 쓰고 다녔던 우주 헬멧은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방패였지만 이제는 그것 없이 등교해야만 했다. 이 변화는 어기에게 커다란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다. 영화는 단지 따돌림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외모로 인한 고립감과 자의식의 불안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어기는 자신을 숨기고 싶어 하면서도 진심으로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갈망을 품고 있다. 이런 복잡한 감정은 그의 아주 작은 행동 하나에도 묻어난다. 혼자 점심을 먹는 장면, 교실 앞에서 망설이다 들어가는 모습, 선생님의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들 속에 그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말보다 강한 이 표현들은 누적되며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우리는 과연 몇 명의 '어기'를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무심코 던진 말이나 표정이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영화는 관객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다름이라는 무게는 단지 외모의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대하는 사회의 태도 속에서 더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일관되게 보여준다. 어기가 세상 속으로 한 발 내딛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 동안 그는 수많은 오해와 고통, 고독과 불안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세상과 마주하려는 작지만 단단한 용기를 보여준다. 이는 어떤 위대한 영웅담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며 '다름'이란 결코 감춰야 할 것이 아님을 또렷하게 말해준다.

- 조용하지만 가장 강한 힘 가족의 사랑

어기의 인생에는 언제나 든든한 가족이 함께했다. 그들은 어기를 특별한 아이로 대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왔다. 어기의 엄마 이사벨은 어기에 대한 헌신으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수많은 수술을 함께 견뎌냈고, 직접 교육을 맡으며,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해 왔다. 세상의 냉혹함을 잘 알면서도, 어기가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사랑과 용기를 불어넣는다. 넌 기적이야라는 그녀의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어기가 자기 존재를 긍정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다. 반면 아빠 네이트는 보다 현실적이고 유쾌한 성격이다. 그는 어기의 외모에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는 고민을 가볍게 흘리려 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진심 어린 애정과 믿음이 녹아 있으며 그는 항상 어기의 편이다. 넌 네 얼굴보다 훨씬 큰 사람이야라는 말로 그는 외형이 아닌 내면의 가치를 강조한다. 어기의 누나 비아 또한 영화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가족의 관심이 늘 어기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비아는 묵묵히 뒤에서 자리해 왔다. 그녀는 스스로를 달이라 표현하며 태양인 어기의 빛을 반사하는 존재라 말한다. 이 대사는 그녀가 가족 속에서 얼마나 깊은 감정과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비아는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어기를 위해 침묵을 선택한다. 영화는 비아의 시선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 사랑의 의미를 조명한다. 언제나 주목받는 이들 뒤에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또 다른 존재들이 있으며 그들의 감정 또한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어기의 가족은 완벽하지 않다. 때로는 다투고 감정이 격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다시 연결된다. 어기가 학교에서 상처를 받고 돌아왔을 때 가족은 어떤 말보다도 곁에 있어 주는 것으로 위로를 전한다. 엄마는 조용히 그의 손을 잡고, 아빠는 유머로 분위기를 풀며, 비아는 공연 날 오지 못한 어기를 이해하며 결국 미소를 건넨다. 이 모든 순간들은 사랑한다는 말 없이도 전해지는 감정들이다. 가족은 어기에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강한 울타리였고 그 울타리 덕분에 어기는 다시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 서로를 통해 배운 세상에서 함께 성장하는 여정

어기의 학교생활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어기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이야기 역시 녹아 있다. 처음 어기에게 다가갔던 잭은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어기를 험담하며 어기에게 실망을 안긴다. 이 사건은 어기에게 큰 상처였고 잭 또한 스스로를 자책한다. 그러나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통해 두 사람은 다시 친구가 된다. 이 장면은 아이들이 얼마나 미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미숙함을 딛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어기의 존재는 교실 속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처음엔 그를 피하고 경계하던 아이들이었지만 점차 어기의 유머와 따뜻한 태도, 성실함에 마음을 연다. 영화는 이 관계 변화를 억지로 그리지 않고 수업 중의 한 마디, 눈빛 하나, 놀이 시간의 우연한 만남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남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작은 변화들은 점차 커져 어기는 더 이상 특별한 아이가 아닌 우리 반 친구 어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는 어기만의 성장이 아닌 친구들과 교사들, 나아가 학교 전체가 함께 자라나는 과정이다. 영화는 자극적인 감동에 기대지 않고 세상이 어떻게 조금씩 변화해 나갈 수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졸업식 날 어기는 친절을 퍼뜨린 학생으로서 상을 받는다. 이 상은 외모를 극복했다는 보상이 아니라 어기의 배려심과 인내, 소통하는 자세가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 모두가 다름을 가진 존재이며 그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어기의 여정은 거창하지 않지만 조용한 울림을 준다. 어기의 성장에 감동받고 자신 역시 주변에 따뜻함을 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어기는 세상을 완전히 바꾸진 않았지만 자신이 속한 작은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공감, 배려, 친절이라는 가치들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누구나 이루어 낼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기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이다.